지난 5월, 설계도면을 완성하고 인권센터 공사가 바로 시작될 줄 알았습니다.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이웃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면,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질거라 생각했습니다. 올해 12월 완공된 인권센터에 시민들을 초대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공사를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불안정한 세계 정세 속에서 건축 자재값은 폭등하였고, 높은 금리로 은행 문턱은 높아지기만 했습니다. 공사를 멈춘 건설현장이 늘어난다는 언론보도를 접할 때마다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숨이 턱 막히기도 했습니다.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인권센터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지체되는 시간만큼이나 걱정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인권재단 사람은 지난 3개월 동안 첫 삽을 뜨기 위해 분투했습니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건축비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고, 좀 더 저렴한 자재를 선택하고, 견적서를 수정 보완하며 시공사와 협의를 지속했습니다. 또한 공사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새로운 대안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또 다른 선택지를 살펴보며 긴 논의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서두를 수 없는 건축 상황과 달리, 민간 독립 인권센터의 필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권력에 눈치보지 않는 시민들의 공간, 사회적 소수자들을 환대하는 공간, 인권운동의 성장을 지원하는 공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인권운동이 해야 할 역할이 더욱 많아진 이 때, ‘인권센터’는 공간 그 이상의 역할을 해야만 합니다.
이제 망설임과 걱정을 뒤로하고, 인권센터 착공 준비를 시작합니다. 올해 9월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습니다.
건축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생각하지 못한 어려움을 마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센터 건축 이후를 상상하며, 지금 위기의 상황을 뛰어 넘어보겠습니다. 인권센터 설립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분들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습니다. 공터로 남아 있는 인권센터 부지에 희망을 짓겠습니다.
인권센터 건축이 예정보다 늦어진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2023년 여름, 인권센터 완공을 목표로 다시 시작합니다.
다시 한 번, 인권센터 설립에 소중한 주춧돌이 되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2022년 8월 8일
인권재단 사람 사무처 활동가 드림
인권센터 건립에 힘을 보태주세요.
새롭게 시작하는 인권센터에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세요.